생활의 지혜 2007.01.02 16:49

 

얼마전 나이도 아직 어린 녀석이 결혼을 했는데 예식을 치를 교회를 잡지 못해 날짜를 잡는데 고생을 했다고 한다. 한국말도 서투른 그 녀석이 하던 말, ‘올해가 쌍춘년이라서 그렇대요.’

雙春年? 봄이 두번있는 해? 그게 아니라 立春이 두번 있는 해를 말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용어자체가 원래 없다. 그렇다고 치고.. 과연 입춘이 두번 있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올 병술년은 7월에 윤달이 하나 끼었기 때문에 모두 385일이 된다. 즉 양력으로 1월 29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가 병술년이다. 따라서 올 입춘인 2월 4일과 내년 입춘인 2월 4일이 모두 올 병술년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올해 입춘이 두번 들었다고 '쌍춘년'이라고 하는 것이다.(이런 말 원래 없다)

‘역학적으로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해’
‘한 해가 385일인 해는 기원전 221년부터 서기 2100년까지 딱 12번’
‘200년에 1번 돌아오는 쌍춘년’

과연 그럴까? 력법이나 명리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윤달이 끼는 해는 당연히 전체 날짜가 늘어나므로 한 해(음력기준)에 입춘이 두번 걸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을 것 같은데..

그렇다. 입춘이 두번 걸린 쌍춘년은 올해만이 아니다. 쌍춘년은 90년대 이후 무려 6번이나있었다. 93, 95, 98, 01, 04, 06 이 모두 쌍춘년이었다. 이렇게 자주 오는 쌍춘년중에 유독 2006년 병술년인 쌍춘년이 좋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근거가 없다. 일부 중국인 장사치들의 말장난을 듣고 우리는 전 국민이 들썩였었다. ‘빼빼로데이’보다도 더 근거가 없는 것을.

황사보다도 더 드러운 중국발 '오염물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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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쌍춘년 사기극이 아직 진행중인 가운데 이보다 더한 오염물질이 중국에서 '또' 날아왔다.
‘내년 丁亥년은 600년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이기 때문에 이때 아이를 낳으면 좋다.’

물론 계속 얘기하지만 '쌍춘년'이나 '황금돼지해'라는 용어 자체가 정통역학엔 없다. 정통 역술인들이 혹시나 하고 역사상 관계 문헌들을 다 뒤져봤지만 역시 근거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좋다. 일단 쌍춘년에 결혼하면 좋고 황금돼지해에 아이를 낳으면 좋다고 치자.

그렇다 해도 이 '황금돼지해' 사기극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왜냐하면
[쌍춘년 사기극에선 적어도 올해에 실제로 입춘이 두번 들기는 한다.]
[그러나 내년은 아예 ‘황금돼지해’조차도 아니다.]


황금돼지해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그걸 알기 위해 흔히들 알고 있는 ‘백말띠’에 대해서 먼저 이해해 보기로 하자. 말띠들은 저마다 자기네가 백말띠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듣는다. 54년 말띠도, 66년 말띠도 전부 자기네가 백말띠라고 한다. 과연 진짜 백말띠는 누구일까?

역술이나 명리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천간지지가 뭔지 정도는 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10개의 천간과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12개의 지지를 말한다. 우리가 해를 따지는 60갑자는 이 열 개의 天干과 12개의 地支를 차례대로 결합 즉, 갑자 을축 병인 정묘.. 해서 60개의 경우의 수를 차례대로 해에 이름 붙인 것을 말한다. 음력의 년은 이렇게 60가지 종류이다. 한바퀴 돌아서 다시 그 해가 온걸 환갑이라고 한다.

이 60가지 년중 같은 띠의 해는 다섯가지이다. 백말띠를 알아보기 위함이니 말띠를 보자. 우리가 부딪히는 말띠는 다음 다섯가지이다. [42년 壬午, 54년 甲午, 66년 丙午, 78년 戊午, 90년 庚午]다.

'白'말띠처럼 띠에 색깔을 붙이는 것은 천간의 오행구분에 따른 색에 근거한다. 즉 오행 木火土金水를 각각 靑赤黃白黑의 색으로 배속하여 표현한 것이다. 천간 壬은 水이고 黑色, 甲은 木이며 靑色, 丙은 火이며 赤色, 戊는 土이며 黃色, 庚은 金이며 색은 白色. 이렇게 한다.

따라서 백말띠는 쉽게 나온다. 그렇다. 庚午생이 그 유명한 백말띠이다. 즉 30년 혹은 90년 경오생 말띠들이 백말띠이다. 자기네가 백말띠라고 우기는 54년 말띠들은 청말띠, 66말띠들은 적말띠이다.


같은 방법으로 황금돼지해가 언제인지 함 보자. 황금돼지는 黃猪를 의미한다.
돼지해는 [을해, 정해, 기해, 신해, 계해] 이 다섯가지이다. 乙亥생은 乙이 木이고 靑色이니 푸른돼지, 丁亥생은 丁이 火이고 赤色이니 붉은돼지, 己亥생은 己가 土이고 黃色이니 노란돼지, 辛亥생은 辛이 金이고 白色이니 하얀돼지, 癸亥생은 癸가 水이고 黑色이니 검은돼지이다. 자 이제 다섯가지 돼지가 정해졌다. 을해생 푸른돼지, 정해생 붉은돼지, 기해생 황색돼지, 신해생은 백색돼지, 계해생은 흑돼지 이다.

내년은 丁亥년이다. 따라서 붉은돼지다.
그런데 황금돼지라니?

황금돼지는 황색돼지를 의미한다.(붉은돼지를 황금돼지라고 한다고 우기면 할말은 없다.) 즉, 황금돼지해는 己亥년이다. 최근으로는 59년 기해년 돼지띠들이 바로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사람들이고 앞으로 오는 황금돼지해는 바로 이 59년 꽃돼지 띠들이 환갑을 ?S이하는 2019년이다.

내년이 황금돼지해가 맞냐 틀리냐를 떠나 어떤 특정한 해가 600년만에 찾아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당연히 60년만에 찾아온다. 어떤 역학 이론을 대입해도 어떤 특별한 정해년이 600년만에 찾아올 수는 없다. 600년?


좋다.
올해가 200년만에 온 쌍춘년이 맞고, 내년이 600년만에 오는 황금돼지해가 맞다고 치자.

그러나 설사 ‘황금돼지해’라는 것이 진짜 특별한 해라 해도, 그 해에 태어나는 아이들 ‘전부’가 똑같이 무지하게 좋은 재물운세를 타고날 것이란 걸 믿는 것은 미신중에서도 아주 최저로 저급한 미신에 속함을 알아야 한다. 역학에서 말하는 팔자와 운은 년월일시 여덟가지 기운의 조화다. 아무리 황금돼지해가 좋다 하더라도, 년의 두가지 기운은 다른 여섯가지 기운과의 조화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된다는 의미다.


이 쌍춘년과 황금돼지해 사기극에 휩쓸려서 진짜로 결혼을 서두르고 한약을 지어먹고 하루가 멀다하고 떡을 쳐서 아이를 많이 낳았다면 그 아이들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갑자기 많아진 아이들로 인해 학교는 정원을 초과하여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상상을 초월하는 입시와 사회에서의 경쟁으로 낙오자들이 우수수 사회의 암적인 요소로 남을 것이며..


말도 안되는 쌍춘년에 이어, 더 말이 안되는 황금돼지해 사기극이 있길래 알려드린다.
차라리 빼빼로 데이를 믿는 게 낫다.

<출처 : http://kr.blog.yahoo.com/doorieclinic/21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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